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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메리칸 셰프 - 요리와 가족, 그리고 열정의 맛

지금이야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상영될 때만 해도 전 세계에서 마블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기세였습니다. 그 기세를 만든 공신은 2012년 어벤저스 6인 배우였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공신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아이언맨이었습니다. 

아이언맨 1, 2를 감독한 존 패브르 역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열게 한 공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그가 독립영화 '아메리칸 셰프'라는 영화를 제작, 감독, 출연하기로 했을 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스칼렛 요한슨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이후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연계 다큐멘터리인 '더 셰프 쇼'에는 톰 홀랜드, 기네스 펠트로, 루소 형제, 케빈 파이기까지 출연하여 그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고스란히 증명하였습니다. 

칼 캐스퍼의 하락과 레스토랑에서의 사건까지

헤드 셰프인 칼 캐스퍼는 한 요리 비평가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칼은 실수를 하게 되고, 이후에는 레스토랑에 방문한 비평가에게 화를 내고 난장판을 만들어 버립니다. 직장과 명예를 한 번에 잃은데다 이미 사건은 소문이 퍼져, 다른 레스토랑으로 취직도 할 수 없어집니다. 

전 부인의 제안과 푸드트럭 여정의 시작

이 모습을 보던 전 부인 이네스는 아들을 위해서도 전 남편인 칼을 진정시킵니다. 잠시지만 가족이 마이애미로 여행도 가고 함께 식사도 하게 됩니다. 이때 이네스가 푸드 트럭을 제안합니다. 이네스의 인맥으로 낡고 지저분한 푸드트럭 한 대를 얻게 됩니다. 전 직장 동료인 마틴이 함께 하겠다고 달려오고, 아들은 홍보는 물론 요리 보조로 한 부분을 맡습니다. 이 셋은 푸드 트럭으로 미 동부 마이애미부터 서부 LA까지 횡단하는 여행을 하게 됩니다.

맛있고 흥겹고 따뜻한 가족영화

이 영화는 독립영화라고 보기엔 너무 완벽합니다. 영화 촬영 시 실제 유명 푸드트럭 요리사 로이 최를 섭외해서 그에게 요리를 배우고 실습을 하였기 때문에, 영화 안에서도 아주 맛있는 토스트 요리를 연기,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소스부터 고기 염장, 빵 굽기, 고기 굽기 하나하나 전문적이면서도 맛깔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로 인해 한때 요리 유튜버들이 모두 한번씩은 쿠바 샌드위치 만들기 영상을 올릴 정도였습니다. 

수많은 요리 재료와 음식들이 눈을 즐겁게 하지만, 이 영화는 귀 역시 즐겁게 합니다. 히스패닉·라틴 아메리카 문화를 여과없이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요리를 할 때는 라틴 음악과 살사가 가득하고, 뉴올리언스와 오스틴을 머물 때는 컨트리 블루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트랙도 영화 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가족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혼하고 아내가 양육하고 있는 아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다가 푸드 트럭을 하며 아들의 여름 방학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아버지를 따라 요리가 하고 싶은 아들을 처음에는 주방 보조처럼 부리지만 조금씩 자신을 돌아보고 아들에게 사과할 때는 확실히, 훈육할 때는 냉정하게, 칭찬할 때는 애정 가득히 대합니다. 아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홍보하면서 추억이 가득 담긴 짧은 영상을 모아 편집합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은 곧 가족의 재결합으로 이어집니다. 

블루링스의 평가 : ★★★★★ 언제든 보고 싶은 영화

저는 이 영화로 인해 쿠바 샌드위치가 정말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쿠바 샌드위치를 먹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또한, 이혼했다 하더라도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가며 우정과 가족애를 쌓는 모습이 너무 따뜻했습니다. 이 영화는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꽉찬 별 다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15세 관람가이지만 폭력적인 장면도 선정적인 장면도 없기에 힐링이 필요한 모든 분이라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공복에 이 영화를 본다면 조금은 힘드실 수 있습니다.
만약 영화를 보셨다면 이 영화에 자문을 준 로이 최와 함께한 넷플릭스의 더 셰프 쇼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에서나온 그리고 나오지 않은 요리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