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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B급 감성의 A급 액션

첩보 영화라는 말을 듣는다면 영국의 007, 미국의 미션임파서블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영화가 나왔고, 역사물 배경, 여성 주인공, 코믹스타일 등 그 변주도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이런 다양하게 발전한 영화들 속에서 갑자기 B급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A급 액션을 구사하는 영화가 등장해 전 세계를 강타했으니, 바로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입니다.

킹스맨 : 신인의 등장과 베테랑의 변신

킹스맨은 두 배우를 전 세계에 각인시켜 준 영화입니다. 첫 번째로, 2015년 매튜 본 감독에 출연 배우는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마이클 케인, 사무엘 L. 잭슨 같은 유명한 연기파 배우들이 모두 나오지만, 주인공은 신인 배우인 태런 에저튼입니다. 이 낮선 영국 배우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인상깊은 액션과 연기로 전 세계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습니다. 

두 번째는, '오만과 편견', '브리짓 존스 시리즈'로 멋있는 특유의 영국 신사로 알려진 콜린 퍼스입니다. 당시 55세의 콜린 퍼스에게 액션은 분명히 도전이었을 테지만, 결국 스턴트의 80%를 본인이 해내는 쾌거를 이루어냅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멋진 명대사를 남겨 전 세계 호사가들이 한 번은 따라하게 만들었습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방탕한 청년 에그시는 세련된 비밀 요원 해리 하트를 만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그에게 '킹스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했던 해리지만, 술집에서 불량배들의 시비로 인해 본래의 이야기는 다 전하지 못하고, 대신 뜻하지 않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게 됩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대사와 함께 그의 실력을 본 에그시에게 충격과 감명을 받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해리의 지도 아래 에그시는 비밀 엘리트 스파이 조직 '킹스맨'의 훈련을 받습니다. 그러던 중 해리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에그시는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과 맞서게 됩니다. 이제 에그시는 실력도 증명해야 하고, 스승의 원수도 갚고, 세계를 구해야 합니다.

B급 감성, 청불 영화, 하지만 재밌다

이 영화는 B급 감성과 007 영화의 오마주를 잔뜩 갖고 있습니다. 양복을 잘 빼입고 싸우는 007, 요원만이 사용하는 최첨단 무기들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영국의 상류층 캐릭터를 묘하게 비꼬거나, 주인공이 노동자 계급의 젊은이라던가, 마치 눈부신 은쟁반 위의 빅맥과 트윙키 같은 느낌을 줍니다. 게다가 청불영화답게 액션에도 잔인하거나 고어한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그러나 잔혹함을 너무 부각시키지 않게 편집하였고, 너무 고어한 부분은 은유적으로 연출하여 보는 사람에게 거부감이 심하지 않고 혹은 유쾌하게 이끌어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과 액션은 A급

이 영화의 줄거리를 제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방탕한 젊은이가 스승을 만나 무예를 익히다 스승이 살해당하자 그 원수를 갚고 세상을 구하고 사랑까지 쟁취한다.' 전형적인 무협 소설의 구조이면서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대중성 높은 정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를 아주 유쾌하게 풀어낸 것입니다. 또한 액션 장면 역시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인데, 해리의 술집 장면, 교회 장면, 그리고 에그시의 최종 전투를 보더라도 보는 사람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감각적으로 연출했습니다. 특히 해리의 교회 장면 액션 신 - 마치 올드보이의 장도리 신처럼 보이기도 했던 그 신-은 Lynyrd Skynyrd의 Free Bird의 후반 경쾌한 음악과 함께 보면 잔인하면서도 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른이라면 응당 누리시길

청불 영화답게 당연히 성인이어야 하겠지만, 청불 영화를 처음 보는 새내기 어른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성인이 되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분류기호만으로는 영화가 얼마나 잔인한지, 폭력적인지, 선정적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두려움을 갖고 있을 관객에게 부담없이 시청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콜린 퍼스의 필모그래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나왔던 콜린 퍼스의 말도 안되는 발차기를 기억하신다면, 이 영화는 콜린 퍼스의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이 배우의 매력을 일깨워주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또한 콜린 퍼스는 멋진 말도, 멋지지 않은 말도 모두 멋지게 소화하기 때문에 듣는 즐거움 또한 클 것입니다. 

사무엘 L. 잭슨의 필모그래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그는 다양한 변신을 할 줄 아는 배우지만,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 중 몇 안되는 희귀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캐주얼한 복장에 최신 기술로 세상을 정화하려는 힙스터 스타일의 악당은 어디서도 보기 힘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