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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드풀 - 코믹스 팬들의 오랜 기다림, '데드풀'의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

캐나다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코믹스의 수퍼 히어로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연기력도 좋고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던 그는 코믹스의 히어로 영화에도 출연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같이 악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블레이드: 트리니티'의 '한니발' 캐릭터는 여기저기 굴려다니는 대접받지 못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데드풀' 캐릭터는 원작과 전혀 딴판인데다 매력도 하나 없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두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에서는 영화 자체가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이 만든 영화라고 자평을 할 정도로 작품성, 상업성으로도 완전히 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수퍼히어로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담금질 끝에 그는 영화 '데드풀' 하나로 이를 해냅니다.

영화 개요 및 흥행 성적

2016년 발렌타인 데이 시즌에 개봉한 '데드풀'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제작을 하고, 팀 밀러가 감독을 맡은 영화입니다. 데드풀은 코믹스 팬이라면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캐릭터이지만, 당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푹 빠진 한국 관객에게는 조금 낮선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유머러스한 포스터 문구로 영화를 홍보했습니다. 예를 들어 발렌타인 시즌 사랑을 강조하는 포스터에서는 당시 2016년의 갑자년 이름 '병신년'(丙申年)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추후 한국에서의 흥행이 좋았는지 배우가 직접 인스타 계정에 한글로 감사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쾌함으로 홍보하고, 실제 영화도 유쾌했기 때문에, 청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최종 관객수 331만여 명이라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사실 이건 진짜 사랑 이야기

웨이드 윌슨은 용병으로 살아가던 중 매춘부 바네사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약속하는 비밀 실험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이는 함정이었고, 그는 잔혹한 실험의 대상이 됩니다. 실험 책임자 프랜시스(에이젝스)의 고문 끝에 웨이드는 초인적인 재생 능력을 얻지만, 피부는 흉측하게 변합니다. 탈출에 성공한 웨이드는 '데드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복수를 계획합니다. 그는 빨강과 검정의 수트를 입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프랜시스를 추적합니다. 웨이드는 흉측해진 외모 때문에 바네사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대신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자 프랜시스를 찾아 나섭니다.

추적에 추적을 거듭한 끝에 그는 프랜시스의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합니다. 이동수단이 없는 데드풀은 택시를 잡은 후 갑자기 관객에게 말을 겁니다. "이 다음부터는 알지?" 데드풀은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직접적으로 전달합니다.

영화의 성공과 데드풀의 미래

일단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제작비와 마케팅비 합쳐 1억 7,800만 달러가 들어갔고 수익은 3억 2,2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영화를 개봉조차 못한 중국의 힘 없이 이만큼이나 성공한 것입니다. 글 첫머리에서 언급한 레이놀즈와 수퍼 히어로 영화간의 악연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감개무량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영화로 데드풀은 확실히 마블의 수퍼 히어로이자 X맨의 일부로 자리잡았습니다. 게다가 배우 마저도 캐릭터에 너무 녹아들어 촬영장의 소품 수트를 들고 집에 가버린다든지, 유튜브 영상에서 데드풀 복장을 하고 나타난다든지 점점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속편 데드풀 2 마저도 흥행에 성공시켜, 자신과의 악연을 노력을 타파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그는 '울버린' 역을 은퇴한 절친 휴 잭맨을 다시 '울버린'으로 데리고 오는 기염을 토해, 팬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고 '데드풀과 울버린'이라는 영화를 흥행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라이언 레이놀즈의 의지와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호재는 또 하나 있습니다. 데드풀과 X맨 시리즈를 만들던 20세기 폭스사가 디즈니에 합병되면서, 데드풀과 X맨들이 공식적으로 MCU에 합류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 예고편에서 '내가.. 마블 예수님이야'라고 말한 레이놀즈의 애드립은, MCU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침체되어 가는 시기와 맞물려 정말 MCU를 구해줄 구세주처럼 여겨지는 현상도 발생하였습니다. B급 감성의 안티 히어로에서 영화 프랜차이즈를 살릴 유일한 히어로가 된 것입니다. 

블루링스의 평가: ★★★★☆ 잔인하지만 재밌다

꽉 찬 별 4개와 빈 별 1개가 저의 점수입니다. 빈 별의 이유는 영화가 보는 이들에게 다소 거친 느낌을 줍니다. '데드풀'마저도 "남자친구가 로맨스 영화 보자고 했는데 남주가 사람을 케밥처럼 썰고 있지?"라고 지적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조금 거칠지만 나름 그만큼의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액션으로 가득찬 이 영화는 총과 칼이 춤을 춥니다. 그만큼 잔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다만, 시작이기 때문에 그 잔인함의 선을 어느 정도 그어 놓은 듯해서 고어가 불편한 분이라도 어느 정도는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는 시종일관 말장난과 유머를 빼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진지한 부분에서는 또 진지합니다. 세상 불친절한 안티 히어로지만 마음 어느 한구석은 미워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장점을 가진 데드풀의 탄생을 만나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