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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클루리스 - 작가만 사랑할 수 있는 주인공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법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 '엠마'를 90년대 배경으로 각색한 영화 '클루리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영화는 영국 문학의 걸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본래 저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대략 2015년 정도인데, 90년대 4:3 비율 화면같은 영화가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에 나오는 걸 우연히 봤을 뿐입니다. 거기서 등장하는 젊은 배우를 보고 '앤트맨의 배우 폴 러드가 젊었다면 저렇게 생겼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제 폴 러드의 젊었을 적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보게 되었고, 공교롭게도 지금은 하늘에 있는 브리트니 머피의 풋풋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소녀의 내면이 성장해 가는 하이틴 영화

셰어는 세련되고, 상냥하고, 인기 있는 10대 소녀로 , 부유한 아버지와 함께 베버리힐즈 맨션에서 살고 있습니다. 셰어의 어머니는 그녀가 아기일 때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후 아버지는 재혼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혼하였습니다. 이후 가끔 전 의붓오빠인 조시가 변호사인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은 아버지뿐이고 그마저도 무뚝뚝하지만 셰어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남이나 다름 없지만 조시와는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합니다. 절친한 친구 디온도 부유한 집안 출신이고 대화도 잘 통합니다.

셰어는 마음 먹은 것은 모두 자기 뜻대로 될 거라고 믿습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낮은 점수를 준 독신 선생님을 다른 독신 선생님과 엮어주어 연애 상태로 만듭니다. 새로 전학온 친구 타이의 스타일을 세련되게 변신시켜 파티에도 데려가고 남자도 소개시켜 줍니다. 잘생긴 남학생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타이를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계획이 실패되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셰어는 점차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게 됩니다.

원작을 잘 따라간 영화, 하지만 옛날 영화

내가 생각했던 모든 것이 틀렸다. 엘튼과 크리스쳔에 대한 것도, 이젠 조시도 나를 싫어해. 이 모든일의 결론은 딱 하나였다. 난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 셰어

이 영화는 이미 스토리의 흥행성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원작 소설인 '엠마'는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주인공을 쓰겠다'고 호언장담한 후 쓴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출판한 다음 해 책은 매진되었고, 심지어 왕세자에게 헌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화도 마찬가지로 주인공 배역의 알리시아 실버스톤을 스타로 만들었고, 브리트니 머피는 이 영화로 데뷔를 했습니다. 조시 역의 폴 러드는 이후 앤트맨의 주연을 맡으며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습니다. 당시 영화가 흥행하면서 90년대 미국의 10대 문화와 패션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원작인 '엠마'는 사랑스럽지만 자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젊은 여성이 다양한 사건을 겪으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루고 진정한 사랑을 이루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클루리스는 중심이 되는 골자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잘 그려내었습니다. 다만, 지금에 비해서는 패션과 문화가 많이 차이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10대 소녀의 최고 목표이자 기준가치가 '세련된 미녀'였던 시대는 분명 있었습니다. 다양한 개성과 능력이 존중받는 현재와 비교하면 괴리감이 심합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영화일 수 있습니다. 

블루링스의 평 : ★★★★☆ 귀여우니까.

저는 꽉 찬 별 4개와 빈 별 1개를 주고 싶습니다.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현재와는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으나, 과거에 죄를 묻기보다는 '그 당시는 그랬구나'하고 넘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가장 쏠쏠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발견했던 폴 러드, 당시의 최고 스타였던 실버스톤, 지금은 볼 수 없는 브리트니 머피를 볼 수 있습니다. 노스텔지어를 느끼게 하는 영화 같습니다. 며칠 전 '미녀삼총사(2000, 원제 Charlie's Angels)'를 봤을 때, 어색한 액션과 시퀀스를 보며 실소하다가 악당 캐릭터를 봤을 때, 그 배우가 10년 후에 '아이언맨 2'에서 똑같이 추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낀 향수가, 이 영화에도 느껴집니다. 

요즘 스타의 풋풋했던 모습을 보고 싶으신 분들, 실소가 나지만 귀여운 영화를 원하시는 분, 그리고 옛날 영화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꽤나 시대착오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요즘의 시대상과 많이 다른 점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